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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 홍정호 여기있습니다 ^^
2006년에도 그랬고 2010년에도 그랬다. 그냥 2002년 월드컵 이후 대한민국이 월드컵을 준비할 때에 수많은 센터백들은 조리돌림을 당하곤 했다. 무언가 믿고 맡기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실력과 여지없이 경기들마다 나자빠지는 모양새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결국 지금 이렇게까지 욕을 먹는 장현수 말고 다른 놈을 쓴다고 해서 별달리 달라질 게 없어 보여서 그게 더욱 문제라는 겁니다.
이미 우리는 장현수를 조리돌림하기 전 김영권에 대한 조리돌림을 한 경험이 있다. 뭐 안다. 김영권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팬들의 함성 덕분에 플레이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는 희대의 망언을 내뱉었고 뭐 결과적으로는 현재 러시아 월드컵 국가대표 발탁이 조금은 불투명해진 모양새다. 김영권이라는 희대의 암유발 선수가 빠진 이후 조금은 괜찮아질 줄 알았던 대표팀의 수비라인은 김민재라는 걸출한 신인 선수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다. 그리고 김영권에 이어 여론의 포화를 맞는 선수는 장현수.
장현수를 뺀다고 해서 그 대안이 확실한 놈이 있느냐라는 물음에는 글 위의 홍정호 움짤로 대변된다. 없다. 어차피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거다. k리그 무대로 컴백해 전북 현대에서 다시 부활하려 애쓰는 홍정호마저도 저 모냥이니 다른놈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차라리 그럴 바에는 신태용이 잘 알고, 신태용을 잘 아는 장현수를 쓰는 게 조금은 더 낫다고 판단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장현수가 이토록 욕을 먹는 이유가 그래도 설득력이 아주 없진 않다니까요.
소위 말하는 다재다능한 수비수인 장현수. 미드필더 또한 소화 가능한 선수답게 적어도 볼을 다루는 능력 자체만큼은 가장 좋은 선수일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수비수에게 최우선되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 방패를 드는데 실제 방어능력은 일반 레어템보다도 못한 수준인데 공격시 명중률좀 높여준다고 착용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 명중률이 높기라도 하면 말을 안해 장현수없다가 있다고 뭐 골을 잘넣는답니까 나 참 어이가 없어서 ㅋㅋㅋ
장현수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호베르투 카를로스. 카를로스를 떠올릴 때에 수많은 사람들은 98년 월드컵을 앞둔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UFO 프리킥을 떠올린다.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그 작고 굵은 장딴지에서 터져나오는 무시무시한 킥과 빠른 스피드를 떠올리지. 그런데 말이지요. 풀백이고 윙백이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우선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공격자원부터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카를로스는 불세출의 레프트백이 맞다. 하지만 실상 그의 수비력 자체에서는 월드클래스라는 이상을 주기 조금은 부족했다. 브라질-레알 마드리드라는, 국가-클럽 그 어느 곳에서도 탑 독의 위치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던 클럽 팀이니 공격에 치우쳐져 있는 카를로스와 나름 전술적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지. 사실상 카를로스가 당대의 말디니나 여타 탑클래스 풀백들과 비교해서 순수한 수비력으로 우위를 점할 위치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카를로스 정도 되는 선수도 압도적인 공격능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묻어버린 유형일진대 장현수 정도는 어떠하겠냐구요.
사실 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빌드업 되는 센터백'이 필요하다라는 말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 조에서 우리나라가 뭐 센터백부터 맘편히 빌드업 하고 있을 것 같습니까? 그냥 공격이나 존나게 막고 급하면 멀리 차내던가 아니면 기성용한테나 바로 넘겨 주던가. 풀백한테 주던가. 하면 될 걸 설마 그조차도 못하는 녀석들이 프로 수비수라고 있을 것 같습니까? 그럼 더 문제지만여.
2010년 월드컵을 앞두고 허정무호는 비슷한 양상을 겪었다. 특히나 당시 센터백으로 자주 중요되어 허정무의 양아들 소리를 듣던 센터백 강민수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안좋아졌는데, 허정무는 결국 강민수를 내리는 식으로 자신의 고집을 꺾으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누가 와도 마땅찮은게 사실이다. 저기 저 홍정호니 누구니 장현수보다 더욱 더 큰 삽질을 반복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좀 아예 장현수 없이 경기를 치뤄 봐서 '이거 봐라 장현수가 그래도 낫잖냐'라는 식으로 장현수를 뽑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납득시켜보던지 아니면 좀 장현수 스스로 각성하길 바라던지. 그도 아니면 이제 고집 좀 꺾고 장현수 내치면서 새 판 짜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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